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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폭스바겐, 그리고 삼성전자(1) - 세 개의 스캔들

2010년 들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스캔들이 셋 있다. 토요타의 리콜 사태,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그리고 현재 진행형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7 폭발 사고가 바로 그것이다. 셋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기업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소비자 피해 또한 세계적이었다. 세 회사는 최대의 소비시장이자 소송의 천국인 미국에서 발생한 피해 사례로 인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소송에 걸렸거나 걸릴 위험에 노출된 상태이다. 게다가 이들은 미국 내 회사의 강력한 경쟁자로 자국 회사인 GM, 포드, 애플의 지위를 위태롭게 하고 있었다. 자국 회사들은 소송 결과에 관계없이 스캔들 발생 이후 경쟁자의 이미지 추락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 확실시된다.

토요타와 폭스바겐 사태에서는 각 회사의 대응은 비슷한 점이 많았다. 토요타 및 폭스바겐 모두 초기에는 사태를 일부 모델에 국한된 문제로 치부하다가 다수 모델로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며 궁지에 몰렸다. 그 과정에서 로비, 정부 관계자와의 유착, 부실한 인증 체계 등 곪아오던 환부가 드러나며 회사의 이미지를 막장으로 만들었다. 토요타의 경우 정부 관계자 대상으로 로비를 진행하여 비용을 아꼈다고 자화자찬하는 문서가 공개되어 망신을 당했고, 폭스바겐은 한국에서 악질적으로 서류를 위조하고도 정부와 소비자를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며 빈축을 사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배터리 폭발 사고의 경우 지금까지는 갤럭시 노트 7에 한정된 문제이다. 수습 과정에 따라 앞의 두 회사와 다른 결과를 이끌어 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자동차와는 다르게 휴대폰은 모델의 교체 주기가 매우 빠른 품목이고, 사용자의 반응도 민감하다. 문제점이 빠르게 드러난 만큼 수습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갤럭시 노트 7은 친애플 매체인 더 버지에서도 극찬을 받은 폰이라 추석 이후 사태 수습에 따라 해프닝 정도로 끝날 수도 있는 사안이다. 다만 한국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 무리한 개발 일정 강요 등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나며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 경우 1년이 지나지 않은 모델도 구형으로 취급받는 휴대폰 시장에서 갤럭시 노트 7은 아예 사라져 버릴 수도 있으며 이 사태로 추락한 위상을 회복하기는 극도로 어려울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수혜기업은 중국의 배터리 업계이다. 삼성전자는 계열사인 삼성SDI와 중국의 ATL이라는 회사에서 배터리를 납품받았는데, 삼성SDI에서 만든 배터리에서만 문제가 발생하여 현재는 전량 ATL에서 배터리를 공급받도록 구매처를 변경한 상태이다. 한 수 아래로 내려다보았던 중국 업체가 국내 업체보다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보인 것이다. 배터리 업체로 출발한 비야디(BYD)는 전기차 회사로 변모하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수년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던 한국 배터리 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 볼 수 있겠다.

이번 스캔들의 최대 피해자는 갤럭시 노트 7을 구매한 고객일 것이다. 언제 폭발할지도 모르는 휴대폰을 추석 연휴 내내 끼고 있어야 하는데다, 만나는 사람마다 핸드폰 터지지 않느냐는 안부를 받는 고객의 기분은 결코 좋지 않을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삼성전자에서는 리콜되지 않은 갤럭시 노트 7의 배터리를 60% 이상 충전되지 않도록 업데이트를 실시하려고 한다. 업데이트 후 휴대폰을 교체를 하지 않은 고객들은 플레이웨어즈 배터리 리뷰를 참고했을 때 배터리 성능이 4년 전 갤럭시 노트 2 수준으로 회귀하는 사태를 겪게 될 것이다. 교체를 한다고 해도 휴대폰 반납, 임대폰 대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으로 인해 엄청난 불편을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그리고 삼성전자 주주들 또한 피해자이다. 추석 전일에 일부 하락폭을 만회하였으나, 전고점 대비 10% 하락한 삼성전자 주가는 주주들의 속을 쓰리게 만들고 있다. 신속하게 리콜이 되어 마무리된다면 손실 규모가 작지는 않겠지만 감내할 만할 정도로 확정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배터리가 폭발하는 현상이 계속 발생한다면 소비자와 주주들의 피해는 폭발하는 휴대폰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차고에서 발생한 불이 집을 태운 사고, 차량이 불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사태가 완전히 종료될 때까지 무엇을 더 태울지는 모르는 일이다.

고점 대비 10% 하락한 삼성전자 주식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무엇일까? 주주이던 아니던 이번 사건 이후의 투자수익률을 결정하는 두 가지 요소로 볼 수 있겠다. 이전에 발생했던 초대형 스캔들인 토요타 리콜,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과 비교하여 추정해 보려고 한다.

  • 과연 얼마까지 떨어질 것이냐?? (매수 타이밍)
  • 얼마나 더 있으면 원래되로 회복되나?? (수익 회수기간)

그리고 스캔들 이후 회사의 영업실적과 관련한 사항을 추가적으로 알아보려고 한다.

  • 이 사태로 예상되는 손실금액은 얼마인가
  • 손실금액은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되었는가
  • 스캔들 이후 회사의 영업실적은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특정 사건으로 주가 하락 움직임을 살펴보려면 각 이벤트의 출발 시점을 동일한 기준에서 비교할 필요가 있어 아래의 사항을 추가로 조사한다.

  • 직전의 전고점
  • 메이저 언론 보도
  • 회사의 공식 시인 시점

세 주식 모두 ADR이 발행되어 있는 상태이나, 장외 시장에 상장되어 정확한 비교는 어려운 바, 각 회사들이 상장된 시장에서의 주가와 벤치마크 지수를 이용하여 분석해 보려고 한다.

앞으로 하나하나씩 사례를 살펴보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삼성전자 폭발 사태의 결과를 점쳐보고자 한다.

참고 - 사건의 개괄

한글 위키백과에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아 나무위키로 대체하였고, 영문 자료가 좀 더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 토요타 리콜 사태(나무위키, 영문 위키)
    2009년 말 ~ 2010년 초에 발생한 초대형 리콜 사태이다. 초기 급발진이 발생하자 토요타는 운전석 바닥 매트가 고정되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며 리콜을 실시하였다. 이후 액셀러레이터 페달이 밟힌 후 돌아오지 않는 문제, 전자 계통 문제로 사태가 확대되며 자동차 역사상 최대 규모 리콜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되었다.
  •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나무위키, 영문 위키)
    2015년 하반기에 터진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이다. 폭스바겐은 환경당국의 배기가스 성능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전자제어장치 내 프로그램을 고의적으로 조작하였다. 이 조작은 수년간 광범위하게 지속되어 왔으며 그동안 폭스바겐은 ‘클린 디젤’이라는 뻔뻔한 마케팅을 전개하였다. 특히 한국에서 폭스바겐은 소비자와의 정부를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였고, 그 결과 폭스바겐의 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진 상태이다.
  •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7 폭발 사고(나무위키, 영문 위키)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 7이 충전 중 폭발하는 사고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였다. 반응성이 높은 리튬 금속을 사용한 배터리이기 때문에 배터리가 불타거나 폭발하는 사고는 기종을 막론하고 종종 일어났던 사건이다. 하지만 단일 모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폭발 위험으로 인해 항공기에서 사용 및 위탁수하물로 부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삼성전자에서 공식적으로 리콜이 진행중이다.